2009년 9월 28일 월요일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경찰조사 받고 왔다.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이란다. 9월 14일 용산참사해결을 위한 전국 순회 촛불문화제 첫 지역인 수원에서 문화제 사회를 보고, 구호를 외친죄란다.

'정치적 구호'
우습기도 하고, 유치하기도 하고, 이젠 지겹기도 하고.
내가 사회를 보고, 구호를 외친거 빼고는 다 진술거부 했다. 뭐가 그리 궁금한지 이 사람 아냐, 저 사람 아냐, 니가 주최했냐, 누구한테 연락받았냐...왜 구호 왜쳤냐...우습다. 조사를 하는 수사관도 지겨운 듯이 기계적으로 묻는다. 난 기계적으로 '진술거부'만 내뱉는다.

그래도 가을이다.
경찰서 앞 코스모스가 살랑 살랑 바람에 흔들릴 때 내 마음도 흔들린다.
그래서 가을인가 보다.

2009년 9월 21일 월요일

2009년 9월 16일 수요일

업친데 덥치는....

어제 수원촛불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벌금 200만원 약식기소장을 받았다. 2월인가 3월까지 진행된 수원촛불이 '불법야간집회'라는 이유로 총 4명에게 800만원의 벌금이 내려진 것이다. 경찰조사와 검찰조사를 받은지 꾀 오래전인데 이제야 기다리던(?) 벌금이 나온 것이다. 반갑다. 벌금아...
근데, 홀랑 내버리기엔 나도 자존심이 있지...바로 정식재판청구 할란다. 벌금아...미안하다...

허나, 오늘 오전에 한통의 문자가 왔다.
수원서부서 수사과 아무개 경사입니다. 21일 14시까지 출석바랍니다.
니미럴, 또 출석하란다. 생각해보니 지난 월요일 용산참사 유가족 분들과 진행한 수원역 촛불집회 관련한 조사 같다. 매번 진행하는 수원촛불에서는 구호를 외치건 피켓을 들건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던 놈들이 '용산'이야기가 나오니 '구호도 외치지 마라, 피켓도 들지마라, 안그럼 잡아간다.' 생 난리를 폈었다. 그래도 왠걸 구호도 외치고 피켓도 들고...ㅋㅋ

그나저나 요즘엔 출석통보를 문자로 편하게들(?) 하시나 부다. 21일날 나가나봐라. 한 세번만 더 통지해라...그때가서 생각해 볼테니...아침부터 재섭다...


2009년 9월 15일 화요일

장례식

오늘 간단한 장례식을 치뤘다.
엊그제 이 친구가 사망한 이후 이틀동안 죽은 모습 그대로를 지켜보는 마음이 영 개운치 않았다. 사실 움직이지 않는 것 빼고는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 구분이 잘 가지도 않는다.

장수풍뎅이.
수컷과 암컷을 집으로 데리고 온지 두달 남짓. 생각밖으로 엄청난 먹성으로 하루에 젤리를 4개정도 먹어치우던 녀석들이다. 수컷은 암컷만 보이면 등에 올라타려고 발버둥치고 암컷은 싫은건지 귀찮은 건지 도망다니기 바쁘고, 흙속에서 도통 기어나오려 하지 않는다. 이 넘들 원래 야행성이라 밤만 되면 쫒고 쫒기는 상황이 계속 연출되던데...

가끔 이런 장면을 솔재가 보는 날이면 어김없이
"아빠, 수컷이 또 괴롭혀".
"솔재야, 저건 괴롭히는게 아니라 사랑하는 거야"
"근데, 암컷이 싫어하는 것 같애"
내가 봐도 그런거 같은데..뭐라 해줄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어쨌건, 엊그제 집을 잠시 비운 사이...
집에 와보니 수컷 풍뎅이는 뒤집혀진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솔재가 죽은것 같다고...수컷을 잡아 손에 올려 놓았는데, 정말 죽었다. 아침까지만 해도 젤리에 머리쳐박고 죽어라 먹던 녀석인데...죽어버렸다. 풍뎅이들은 뒤집히면 스스로 뒤집지 못하기 때문에 가끔 이런 사망사고(?)가 있다곤 한다.

3년전 새끼 고양이를 시장에서 사온 후 일주일만에 사망한 사건도 있었는데, 우리 아이들은 그 일을 기억하고 있다. 충격적인 기억이라기 보다, 조금은 아쉬운 기억으로...

장수풍뎅이도 땅에 고히 묻어줬다. 3년전 고양이를 묻었던 근처에 풍뎅이도 묻어줬다. 잘자라...아이들과 인사를 나눴다. 솔찬이는 걱정한다. 밤에 고양이가 와서 잡아먹으면 어떻하냐고 걱정을 한다. 고양이는 이런거 안먹는다고 안심을 시켜줘도 걱정을 한다.

솔재는 어린이집 가는 길에 한마디 던진다.

"아빠, 난 오래 살고 싶어"

솔재야, 오래 사는거 보다 어떻게 살다가 죽느냐, 그게 더 중요한거란다...라고 이야기 해줄려다...그래 아빠랑 오래오래 살자...그러고 말았다.

풍뎅아. 잘가라...


가을은 밤이다.








| 2009. 9. 용인 서전농원 |

밤나무 이렇게 많은 건 난생 처음이다. 가을은 가을인가 보다.

2009년 9월 11일 금요일

얼차려

사실, 내가 군대에 있을 땐 구타나 얼차려에 대한 통제가 심해서 80년대 군대처럼 심한 구타를 당해본 경험은 없다. 그저 사람 감정상하게 하는 욕설이나 장교들에 의한 공식적인(?) 얼차려와 전방 독립소대 생활 때 선임병들의 갈굼 정도. 물론 난 유격훈련도 받지 않았다. 유격훈련 때 마다 뭔가 겹치는 일들이 있어서, 운 좋게 빠졌다. 모름지기 사람은 줄을 잘 서야 한다. 하하

근데 오늘, 군대에서도 받지 않았던 얼차려와 유격훈련을 제대한지 14년만에 받은 기분이다.
얼마전부터 수영을 포기하고 시작한 헬스.  트레이너에게 '살한번 찌워줍쇼' 부탁하고, 그럼 '시키는거 다하세요' 하길래, 그러마 했는데...
오늘은 복근. 젠장, 트레이너 수업이 있다고 같이 하자고 해서 따라 들어갔더니, 결국 한시간 동안 복근훈련을 받았다. 아...윗몸일으키기는 고등학교 체력장 이후 한 기억이 별로 없는데...땀은 비오듯 쏟아지고, 하라는 동작, 옆에 사람 기웃거리며 따라하는데...유격훈련 따로 없다. 왠걸 60대 할머니가 옆에 있다. 아, 이 분...입으로는 언제 쉬냐고 트레이너 한테 농을 걸면서도 곧잘 따라하신다.

한 시간이 지났나, 시간을 보니 20분 밖에 안지났다. 우어...
살은 커녕, 있던 살 마저 빠지는 느낌이다. 꾸역꾸역 한시간이 지났고, '수고하셨습니다'란 트레이너말과 함께 수고는 무슨 수고...니미...

샤워실에서 트레이너를 만났다.
내가 하소연 했다. '저, 이거 얼차려 받는 기분이에요'
트레이너는 당연한 듯이...물을 틀면서 한마디 던진다.

'저도 얼차려 주는 기분으로 해요'


이 사람, 다음에 만나면 교관님이라 부를 테다.

2009년 9월 8일 화요일

아침햇살

아침햇살은 이미 온 방에 퍼져있다.
햇살속에서 아이들이 포근히 잠들어 있다.
아이를 깨운다.
햇살속에서 솔찬이가 먼저 일어난다.
아빠에게 맨살을 부비댄다.
그 느낌이 좋다. 부드러운 그 느낌이 참 좋다.
햇살에 눈이 부셔 껌뻑꺼리는 두 눈이 귀엽다.
소리에 솔재도 부시시 눈을 뜬다.
이젠 컸다고 나에게 뽀뽀를 해주지 않는 솔재에겐
내가 뽀뽀를 해준다.
고개를 훽돌리는 그 녀석이 귀엽다.
그럼 수염난 얼굴로 부러 다시 부비댄다.
싫댄다...하하

오늘, 하늘의 구름도 솔찬이의 맨살 처럼
솔재의 웃음처럼 부드럽고 폭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