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16일 화요일

관제데모 후기

쌍용자동차 관제데모는 오전 9시가 다 되어야 시작됐다.
정문과 후문.
나는 천여명이 모인 정문에 있었다.
조장인지 팀장인지 맨 앞줄에 서 있는 아저씨들. 의연하게 서있다.
중간과 뒤로 갈 수록 대열은 흐트러져 있다.
누군가는 아내에게 핸드폰으로
'재밌는 거 보여줄께' 하며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전해준다.
재밌는 거...
누군가에게는 '재밌는 상황' 일지도 모르겠다.

앰프가 설치된 트럭위에서 현장 지휘자가
일사분란하게 대열을 맞추자고 소리친다.

누군가 트럭으로 올라간다.
마이크를 빼앗는다.
'함께 살자'고 외친다. '정리해고 같이 막아내자'고 소리친다.
가족대책위의 여성분이다.

대열 앞쪽에서 누군가 소리친다.
'옥쇄파업 중단하라!'
'외부세력 물러가라!'
저들의 표현대로라면 나도 외부세력이다.
5분이 지속되기 힘들다.
앞에선 이들만 열심히 팔뚝질을 하며 고래고래 목에 핏대가 보일정도로
악다구니를 쓴다.

가족대책위의 여성분들이 외친다.
'10년 20년 같이 일한 동료들이 저 현장안에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저 동료를 버렸습니다'
말귀를 못알아듣는건지 애써 외면하는건지
눈물을 흘리며 호소하는 가족들 앞에서
관리자들은 고개를 돌린다.
또 누군가가 외친다.
"옥쇄파업 중단하라!"
"외부세력 물러가라!"

산자와 죽은자.
그렇게 현장앞에서 만났다.

이 투쟁이 끝나면
이 지긋지긋한 옥쇄파업이 끝나면
그들은
현장에서 다시 마주할 것이다.
같은 라인에서 일을하고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고
가끔은 술한잔 기울이며

똑같은 일상에서 다시 마주 할 것이다.

댓글 3개:

  1. 힘들다 이런일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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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모르쇠 - 2009/06/23 18:59
    힘들지요...세상 참 힘들어요...그래도 힘내서 살아야지요...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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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rackback from: 쌍용차를 바라보는 나의 시각..
    "정상조업만이 살길이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머리띠를 두르고는 지난달까지 동료였던 해고노동자들이 점거(?)하고 시위(?)를 하고있는 공장으로 무력으로 난입(?)하여 들어간다. 그것으로 부족하여 경찰에게(공장을 점거하고 있는 해고노동자들 보다 몇배나 많은 인원의) 자신들을 보호해 달라며 진압요청을 하는 분들.. * 저런 '닭대가리들이 만드는 차'를 타고싶은 생각 추호도 없다. 지금은 본인들이 살아남으니 좋겠지만, 지난달까지 같은 라인에서 일하고 사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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