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수원의 기온이 영하 18도였다.
차가운 날씨 처럼, 꽁꽁 얼어붙은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인권을 반영하듯
경기도교육청 앞에서는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원안 통과 촉구 기자회견>이 있었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학생인권조례' 초안이 발표 된 지난 12월.
조중동을 비롯한 각종 언론과 매스컴에서는 학생인권조례를 연일 색깔론으로 물어뜯었다.
체벌금지, 두발자유 등의 대단히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인권마저도 좌파니, 빨갱이니..덧씌우는 일부 어른들의 사고방식에는 청소년, 학생들은 아직 인간이 덜된 그런 동물인가 보다.
내년이면 울 첫째 아들이 초등학교를 입학한다. 대안학교는 경제력 때문에 일찌감치 포기했다.
어젯밤 첫째 녀석과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이런말을 한다.
"아빠, 학교들어가면 시험봐?"
"응, 가끔 봐"
"100점 맞아야 하지? 100점 맞았으면 좋겠다"
초등학교에 입학도 안한 녀석이 이런다. 집에서는 공부, 시험 이야기는 거의 안했는데, 알게 모르게 이 녀석도 부담을 갖고 있다는 게 마음이 쓰인다.
"솔재야, 100점이든 50점이든 점수가 중요한게 아니야. 근데 자꾸 어른들이 그렇게 점수를 매기니까 아빠도 이상해"
이야기가 옆으로 샜다. 학생인권이든 청소년, 아동인권이든. 인권이란 말만 꺼내면 사시나무 떨뜻 물어 뜯는 이 대한민국에서 아이와 함께 살아가다는 거, 학교에 보내야 한다는 거, 그거 쉬운일은 아니다. 이런 된장할....
[기자회견문]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
[기자회견문]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
지난 12월 17일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 자문위원회에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초안’(이하 학생인권조례초안)을 발표했다. 학생인권조례는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추진하는 정책 중 하나로 학생이 인권의 주체임을 인식하고 인권이 살아 숨 쉬는 학교, 보다 행복하고 자유로운 학교를 만들기 위한 하나의 첫걸음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학생인권조례초안은 야간학습과 보충수업 등 교육선택권 보장, 체벌금지, 집단 괴롭힘 금지, 두발복장자유 조항 같은 쟁점 사항과 교육복지에 관한 권리 보장, 집회시위의 자유를 포함한 표현의 자유 등 권리 전반의 내용을 담고 있고, 이를 보장하기 위한 실질적인 구제절차도 담겨있다.
우리는 지금이라도 이러한 조례가 만들어지는 것을 환영한다. 과도하고 감당하기 힘든 교육 상황에 놓인 학생들을 위해 인권의 보편적 기준이 이제서야 마련된 것이 아쉬울 뿐이다. 대한민국 청소년 사망원인이 2위가 자살이라는 통계가 말해주듯 이미 우리 교육은 학생들을 행복하게 하지 못한다. 죽어가는 학생들을 위해, 조금 더 학교가 살만한 곳이 되도록 교육당국이 해야 할 일은 바로, 이러한 인권기준을 시급히 만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번 조례초안이 학생의 두발자유를 말함에 있어서도, 길이에 대한 규제만을 금지하는 등 인권기준에 미흡한 조항들이 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환영하는 것이다. 이렇게 한 발걸음이라도 시작되어야 학생들이 학교에서 인간답게 살아가고 스스로 민주시민으로 훈련될 기회를 얻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런데 일부 언론과 단체들은 이러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환영하거나 아쉬움을 표현하기는 커녕 색깔 입히기에 여념이 없다. 인권의 보편적 기준을 마련하는 것에 ‘좌파’운운하는 정치공세를 펼치는 것은 인권의 반대편에 서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기에 대답할 가치도 없는 일이다. 학생인권조례 초안이 밝힌 아동국제협약과 국제인권조약, 헌법을 부정하는 그들에게는 ‘인권교육’이 필요할 뿐이다.
다시 한번 학생이 행복하고 학교공동체가 복원되기 위한 시금석으로 학생인권조례가 시급히 마련될 것을 촉구한다. 경기도교육청은 정치논리에 굴복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족한 조례초안을 학생인권이 완전히 보장되는 조례안으로 성안하라. 경기도교육청이 해야 할 과제는 인권이 바로 교육의 시작이며 끝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2010년 1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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